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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의 경제신문리딩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망, 테슬라 LFP 배터리 사용과 관련하여

지난주, 국내 2차전지 섹터를 들썩이는 뉴스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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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량용 배터리 LFP로 전환

 

(출처: 매일경제)

기사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WHAT?!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력 차량 배터리를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바꾸고 있음.

 

WHY?!

- LFP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지만, 니켈·코발트 등 상대적으로 고가인 금속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 면에서는 유리함.

 

HOW?! 

- 테슬라는 이날 공개한 3분기 투자 설명자료에서 표준 범위의 주행거리를 가진 모델에 사용하는 배터리를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힘.

- 장거리 주행 모델에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 배터리를 계속 사용할 예정.

 

해당 기사가 발표된 후 며칠간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한국에서는 NCA, NCMA 등의 배터리가 주력 상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해당 기사를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악재로 받아들인 듯 하다. 하지만 기사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먼저 테슬라가 왜 LFP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했는지 살펴보자.

아마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1. 가격이 싸기 때문

2.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

 

테슬라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도 활발히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어떤 곳인가. 중국 정부의 규제 하나로 산업이 휘청이기도 하는 '공산당 리스크'가 있는 시장이다. 그런데 만약 테슬라에서 자신들이 만드는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대량으로 사용한다면? 아무래도 중국이 테슬라를 규제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될 것이다. 즉, 테슬라가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은 가격이 싼 이유도 있지만 중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거다.

 

Q. 그렇다면 왜 테슬라의 LFP 배터리 사용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까?

 

✅ 장거리 모델에는 그대로 NCA 삼원계 배터리 사용

-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테슬라는 장거리 모델에는 그대로 NCA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저가모델(보급형 모델)은 LFP 배터리를 사용하여 가격을 낮추고,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하면 떠올리는 모델 Y 등의 장거리 모델에는 그대로 NCA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나라 기업의 수주나 펀더멘탈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거다.

-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NCA, NCMA 등 높은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라면 충분히 LFP 배터리 역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LFP 배터리의 성능문제

- 여기서 'LFP 배터리가 더 발전해서 전부 다 LFP 배터리로 바꾸면 어떻게 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에서 LFP를 보급형 모델에만 사용하겠다고 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LFP 배터리는 밀도가 낮아 장거리 주행에 부적합하며, 배터리 화재 문제에서 자유롭지도 않다. 물론 갈수록 기술이 발전할 수 있지만 그것은 NCA 배터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NCA 배터리들이 비싼 가장 큰 이유는 코발트 때문인데 현재에도 끊임없이 배터리의 코발트 함량을 줄인 하이니켈 배터리들이 나오고 있다. NCA 배터리가 더 좋아져 보급형 모델에서 LFP를 몰아낼 순 있어도 그 반대가 되긴 힘들지 않을까?

 

국내 2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기사에 따르면 엘앤에프 측에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경우 개발 완료한 이력이 있기에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참고로 엘앤에프에서는 NCA를 납품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엘앤에프의 주력 상품은 NCMA라서 그렇다.)

 

결론은 국내 기업의 펀더멘탈에는 아무 영향이 없으니 단기적인 조정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장기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아닐까 싶다.